지난 주 수요일 새벽기도까지 참석했다가 그 날 낮에 갑자기 쓰러졌던 내가 다니는 교회의 40대중반쯤(?)의 젊은 남자집사님

두 번의 뇌수술 끝에도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엊그제 월요일 밤 늦게 하늘나라로 가셨다

밤늦은 시간에 가신 관계로 장례는 어제 하루만에 속히 절차를 밟아 오늘 새벽 6시에 발인예배다

난 오늘따라 수업이 밤 9시 넘어 늦게 마쳐서 딱히 같이 갈 사람도 없고 차도 없는 내가 밤늦게 누굴 불러 내기도 그렇고 혼자 찾아 볼만큼 친분이 있는 터도 아니라 바로 집으로 퇴근했다

밤 12시 넘어 집에 돌아온 울 아들이 그 병원에 문상 다녀왔단다

그 집 아들이 대학 1학년 지보다 한 살 어리다네 ㅠ

그 때부터 갑자기 마음이 이상해진다 자꾸만 나도 모르는 한숨이 나오면서 가슴이 조여 온다 갑자기 현실이 내 앞에 벌어진 듯 가슴이 아파오네

우리 딸 왈 그 집사님 딸은 지랑 같은 고등부 학생이란다

이럴 수가!!

나도 모르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

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세상에 하나도없구나~~~~

너무 당연한데 왜 그렇게 절실히 느껴지는지

하나님은 왜 그런 일꾼들을 일찍 데려 가시는지

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뜻

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하나님의 뜻

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순종 밖에 없다

모르지만 하나님의 뜻대로 선하게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다

내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선하게 살 수 밖에

언제 불려 갈 지 모르는 우리네 사람들의 인생

아무리 버둥대도 눈이 감기질 않는다

아들래미는 새벽 6시까지 발인예배 가야한다고 밤샌단다 혹여 눈 감으면 못일어 날까 봐

역시 난 아들하나는 잘 뒀다고 자화자찬 해 본다

오늘 낮에도 지하철에서 지 뒤따라 들어오는 연약한(?) 할아버지 한 분 앉으시라고 앉으려는 아들한테 엉덩이를 일으키며 `니 일어나라`그리고 할아버지 앉으시라고 했더니 당연한 듯 흡족한 얼굴로 일어서는 아들을 보며 나름 흐믓했었는데...

하나님께서 잘 키워 주신 아들 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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